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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4회 전주세계소리축제 소리학술포럼이 ‘지역과 세계를 잇는 창조적 플랫폼’을 주제로 13일 오후 2시 한국소리문화의전당에서 시작됐다.
전주세계소리축제 조직위원회가 주최하고, 한국국악학회가 주관한 이날 포럼에서는 올해 축제 키워드인 ‘본향의 메아리(Echoes from the Homeland)’에 맞춰, 음악과 예술의 디아스포라적 속성을 탐구하는 심도 깊은 논의가 이어졌다.
첫 세션은 ‘한인 디아스포라와 음악 - 미국·중국·일본 사례’에 집중했다.
최리 서울대 인류학과 BK21 박사 후 연구원은 하와이 한인사회의 전통음악 실천을 다뤘다. 농악·사물놀이를 중심으로, K-Pop과 결합한 ‘고고장구’, 하와이 훌라와 접목한 ‘알로하 장고놀이’ 등의 독창적 사례를 통해 전통음악이 공동체 정체성과 문화자본의 장이자 세대·장르 간 경합과 타협의 장임을 보여줬다. 김선홍(미시간대 박사수료) 연구자는 21세기 재미동포의 풍물·사물놀이 활동이 개인과 공동체에 ‘예술적 상징’으로 작용하는 과정을 분석했다. 전통예술이 다문화 사회 속에서 한국인 정체성을 드러내는 가시적 수단이 되고 있음을 강조했다.
이준희 전주대 강사는 재일 한국인의 신민요를 통해 신민요가 조국·민족 이미지를 재현하며 역사 기억을 보존하는 문화적 역할을 해왔다고 밝혔다.
반혜성 단국대 교수는 재중 한인 디아스포라의 항일음악 계승 과정을 소개하며, 음악이 민족 저항과 공동체 결속의 상징으로 기능했다고 전했다.
종합토론에서는 전통음악이 과거의 박제된 유산이 아닌, 이주 사회 속에서 끊임없이 재구성되는 현재진행형 실천이라는 점이 강조됐다. K-Pop, 퓨전 장르, 현지 전통예술과의 결합이 새로운 공동체 정체성을 형성하고, 세대·문화 간 협력과 갈등 속에서 전통의 의미가 재해석된다는 데 의견이 모였다.
이번 포럼은 닷새간 매일 다른 주제로 진행된다. 한국국악학회를 시작으로, 한국공연문화학회, 세계음악학회, 한국축제포럼, 전북대학교 예술문화연구소가 참여한다. 각 학회는 과거와 현재, 미래의 방향을 묻고 답하며, 전통예술의 지속 가능성과 글로벌 확장 가능성을 모색한다.
김희선 소리축제 집행위원장은 “지난해 시작한 학술포럼은 축제 기간 5일간 매일 펼쳐지면서 학술적 논의가 풍성하게 전개되고 학계의 이목을 집중시켰다”며 “공연문화를 선도하는 학술 담론은 소리축제의 실천을 구체화하는데 중요한 기반이 될 것이다”고 기대했다.
이와 함께 소리축제는 미래 세대를 위한 기반 마련에도 힘을 쏟고 있다. 지난해 처음 운영한 ‘소리캠프’는 국내 한국음악과 중심의 음악 전공생들을 대상으로 축제 현장을 직접 경험하게 하며, 공연 제작, 프로그램 기획, 현장 운영을 함께 배우는 프로그램이다. 올해 2기로 접어든 소리캠프에는 전북대학교, 한국예술종합학교, 중앙대학교, 한양대학교 등이 참여, 전통과 현대를 아우르는 음악 축제의 미래 주역으로 성장할 수 있는 발판이 될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소리축제 관계자는 “소리학술포럼은 전통예술의 현재를 분석하고 미래를 설계하는 지식의 장이며, 소리캠프는 그 미래를 이끌 인재를 길러내는 실천의 장”이라며 “과거와 현재, 미래를 잇는 축제로서의 정체성을 더욱 공고히 하겠다”고 밝혔다.
/김미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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