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대를 매혹한 '사제 동행'의 특별한 무대
올해는 더욱 특별한 판소리다섯바탕이 준비돼있다.
‘나의 스승과 나의 제자’가 함께 꾸미는 구성진 소리 한바탕이 시작된다.
‘스승에게서 배우는 예술, 제자에게서 읽는 예술의 미래’ 판소리의 매력을 알고 있는 마니아에겐 두 번 다시없을 무대.
초호화 라인업에 빛나는 사제동행의 특별한 외출, 매혹적인 판소리의 세계를 마주할 수 있는 시간.
스승과 제자, 이들에게도 특별한 무대다.
소리축제가 아니면 스승과 한 무대 설 수 있는 기회가 드물거니와 스승과 한 무대에 설 수 있다 것만으로도 매우 영광스러운 기회.
스승에게는 자신의 미래와 한 무대에 설 수 있다는 의미로 더욱 특별하다.
특히 청춘 소리꾼들로 대중에게 익숙한 유태평양, 이자람 등 국악계가 배출한 스타들의 무대를 만나볼 수 있는 기회이기도 하다.
스승과 제자는 분창, 연창, 입체창 등 다양한 형태로 소리를 선보인다.
판소리다섯바탕 중 어느 바탕 하나도 쉽사리 포기할 수 없는 올해의 대표 기획이다.
<이난초, 임현빈 강도근제 '수궁가'>
강도근은 동편제 판소리의 탄생지라고 하는 남원을 대표하는 소리꾼이다.
그의 <흥보가>는 송만갑 → 김정문 → 강도근으로 이어진 것으로, 전형적인 동편제 판소리로 평가받았다.
강도근의 <수궁가>가 알려진 것은 <흥보가>를 녹음하면서 <수궁가>까지 함께 녹음을 해서 음반으로 출판된 것이 계기가 되었다.
강도근의 <수궁가>는 유성준으로부터 배운 것이다.
강도근은 스물다섯 살이 되던 1942년에 구례로 가서 독공을 마친 후, 하동으로 내려가 유성준을 만나 두 달에 걸쳐 <수궁가>를 배웠다고 한다.
유성준의 <수궁가>는 송만갑의 아버지인 송우룡으로부터 배운 것이라고도 하고, 장재백으로부터 배운 것이라고도 한다.
일반적으로는 송우룡으로부터 이어받은 것이라고 하지만, 장재백이 유성준의 외숙이기 때문에 장재백으로부터 배웠을 가능성 또한 배제하기 어렵다.
유성준의 <수궁가>는 임방울, 김연수, 정광수, 강도근 등에게 이어져 현대 <수궁가>가 되었다.
그러나 이들의 <수궁가>는 전승자에 따라 조금씩 다르다.
그래서 각기 바디를 달리하여 임방울 바디, 김연수 바디, 정광수 바디, 강도근 바디가 되었다.
그 중에서도 강도근의 <수궁가>는 유성준의 <수궁가>를 가장 잘 전승하고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
평소에 강도근은 늘 ‘자작은 안 한다’고 했기 때문이다.
이번 공연에서는 강도근의 <수궁가>를 이어받은 이난초와 임현빈이 부른다.
이난초는 전남 해남 출신으로 강도근, 성우향, 안숙선에게 배운 바 있으며, 남원과 광주에서 활동하며 이 지역에 제자를 많이 두었다.
임현빈은 한애순, 성우향, 이난초에게 배우고 남원시립국악단에서 활동하고 있는 중견 소리꾼이다.
이난초는 임현빈의 이모이기도 한데, 이들 둘이 부르는 <수궁가>는 잊혀져 가는 <수궁가> 전통의 한 자락을 되살려낼 것으로 믿는다.
글/최동현 군산대 교수·판소리 연구가
군산대학교수(국문학과)
판소리 연구자
프로그램 별 해설 및 판소리 국영문자막 운영
사설집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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