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병재 기자) 지난해 코로나 19로 인한 비대면 시대를 뛰어 넘는 개막공연으로 주목을 받았던 전주세계소리축제가 또다시 새로운 공연을 선보인다.
전주세계소리축제(조직위원장 김한, 이하 소리축제)와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 심포니오케스트라가 특별한 협업을 통해 만들어내는 ‘더 콜라주’.
‘더 콜라주’는 코로나19로 인해 미뤄진 한-러 수교 30주년 기념사업을 영상과 미디어를 통해 재개하는 사업이다.
한국과 러시아. 두 나라의 다채로운 전통예술을 네 개의 레퍼토리로 얽어 유서 깊은 문화예술 강국으로서의 자존심을 영상작품에 녹여낸다.
러시아의 대표적인 문화예술 도시 상트페테르부르크 소재 상트페테르부르크 심포니오케스트라 연주에 판소리와 태평무, 설장구, 아쟁, 태평소 등을 잡목해 문화예술 강국의 자존심을 영상작품에 담는다.
소리축제는 실제 예술가들이 만나지 못하는 제약을 극복하기 위해 상트페테르부르크 심포니오케스트라 측에 편곡한 악보와 설명을 보내고 그들의 연주장면을 영상으로 받았다. 이후 이 영상을 편집해 무대에 펼치고, 이 무대에서 한국 연주자들이 실제 연주를 얹음으로써 동-서양, 온-오프라인 콜라보를 완성할 계획.
소리축제 특유의 무대 연출은 이번 작품에서도 눈길을 끈다. 좌우 옆면과 바닥에 대형 LED 패널을 설치하고, 그 위에 러시아 팀의 연주와 그 나라 문화를 상징하는 사진과 영상들이 흐른다. 바닥까지 연결된 LED 패널이 독특한 볼거리와 감성을 이끌어 낼 것으로 기대된다.
4편의 협연곡으로 구성된 ‘더 콜라주’는 우도농악의 꽃이라 불리는 오채질굿으로 시작해 화초장 타령, 엇모리 볼레로, 아리랑의 순서로 이어진다.
오채질굿은 농악 가락 중에서도 가장 오래된 가락으로, 소리축제는 설장구 4대의 편성으로 작품의 도입부를 장식한다. 뒤이어 상트페테르부르크 심포니오케스트라의 연주가 더해져 어디에서도 볼 수 없는 색다른 오채질굿이 탄생한다. 설장구 팀에 유인상, 조상훈, 김주홍, 민영치 씨가 호흡을 맞춘다.
뒤를 이어 판소리 흥보가인 화초장 타령이 아쟁과 바이올린 솔로 연주가 덧입혀져 이색적인 화음을 만들어낸다. 아쟁 명인 김영길 씨와 바이올리니스트 세르게이 스타들러(Sergei Stadler)가 참여한다. 스타들러는 러시아를 대표하는 거장으로 바이올리니스트이자 상트페테르부르크 심포니오케스트라의 지휘를 맡고 있는 인물.
다음은 ‘엇모리 볼레로’. 러시아의 대표 발레곡인 볼레로와 한국의 대표 장단 엇모리의 이질적인 조합 위로 러시아 예술의 백미라고 하는 발레와 한국의 태평무가 음률을 타며 유려한 그림을 그린다. 발레리나 아나스타시아 트리피노바(Anastasia Trifinova)와 한국무용가 복미경 씨가 출연한다.
대미는 상트페테르부르크 합창단(혼성4부)이 부르는 아리랑에 소리꾼 방수미, 박애리, 정상희 씨가 소리를 얹고, 태평소 곽재혁 씨의 솔로 연주가 가세하며 동서양이 빚어내는 색다른 선율로 마무리 된다.
4일 오후 1시 한국소라문화의전당 모악당에서 촬영된 영상물은 후반작업을 거쳐 오는 2월 중순 경 완성된 공연물로 양국 SNS와 유튜브, 공중파 TV 프로그램 등에 공개될 예정이다.
작품의 총연출을 맡은 소리축제 박재천 집행위원장은 “소리축제만의 장점을 살려 이질적인 두 나라 음악과 예술을 하나의 작품 속에 녹여내, 좌절의 시간을 딛고 새로움과 연대를 향해 나아가는 예술인들의 갈망과 열정을 담아내겠다”며 “수많은 영상물들이 공연시장을 대체하고 있지만, 소리축제는 이 속에서도 특별한 도전, 연대의 가치, 좀 더 다른 실험으로 유서 깊은 세계 전통음악의 허브로서 새로운 결과물을 창조해 내고 싶다”고 덧붙였다.
/이병재기자·kanadasa@
기사원문보기 : http://www.jeollailbo.com/news/articleView.html?idxno=619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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