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레터

[소리통 40호]

Merry Christmas & Happy New Yea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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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무리와 시작, 그 사이

12월 눈꽃송이, 차가운 바람, 시린 겨울 그리고 1월. 시간과 공간이 빚어낸 그 무언가가 마음에 녹아드는 시점이 왔다. 시작은 낯설었고 마무리는 멜랑콜리하게 달콤했으며, 그 사이는 고뇌와 환희가 공존한 채 평행선을 그려왔다. 그 노력들과 결과에 잠시 안도하며 내딛는 첫 걸음. 분명 어제와는 다른 오늘이 될 것이고 그 중심에는 언제나처럼 사람이 존재할 것이다. 또 그 안에는 이 모든 것들을 보듬어 안고 있는 사람들이 있다. 바로 소리축제의 사람들. 이들의 공통점이 있다면 소리축제에 대한 애정과 사랑일 것이다. 올 한해 소리축제가 좋은 성과들을 얻을 수 있었던 것 역시 이 때문이 아닐까? 이들의 이야기와 함께 2012년을 마무리한다. 2013년에는 더욱 희망찬 소리축제가 되기를 바라며. 전주세계소리축제 Forever! 

[인터뷰] 情보다 더 슬픈게 뭐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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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끔 직원들한테 우스갯소리로 질문을 던진다. 사랑보다 더 아프고, 정보다 더 슬픈게 뭐냐고. 내게 있어 그것은 ‘소리’다. 직원들은 그 답에 파안대소하지만, 그 웃음에는 공감이 있어 따뜻하다. 전주세계소리축제는 1년마다 치러야 할 어렵고 힘든 숙제지만, 두 차례의 행사를 치르는 동안 어느새 정이 깊어졌다. 그간 전주세계소리축제는 크고 작은 고비를 넘겨왔었다. 그러나 소리축제를 지켜온 수많은 사람들이 있었기에 10여 년 역사의 무게는 가볍지 않다. 그만큼 책임도 무겁다.

소리축제는 숙제이면서도 큰 보람이다. 사계절 내내 노심초사하고 힘겨운 고비들을 넘기지만, 무대에서 혼신을 다 하는 아티스트들과 몸을 아끼지 않는 헌신적인 스텝들, 환호하는 관중들이 있기에 그 보람은 무엇과도 비견할 수 없다.

올해 소리축제는 티켓수익이나 관객 동원 면에서 또 한번 진일보했다. 프로그램의 질을 높이고 섹션의 얼개도 어느 정도 안착했다는 평을 받았다. 내년에는 조금 더 세심한 관객 서비스와 정교한 기획, 프로그램의 질 을 높이는 것이 숙제로 남았다. 그리고 글로벌 축제로서의 면모를 갖추는 일에도 더 많은 공을 들일 계획이다.

이 겨울은 내부 워크숍을 하는 동안 깊어지고 있다. 평가와 반성, 계획과 의제들을 풀어놓으면서 하루가 저물고 있다. 이런 논의들이 내년을 위한 좋은 밑거름이자 나침반이 되어줄 것으로 믿는다. 복작복작 이 작은 사무 실에서 2013년을 향한 새로운 다짐과 설렘들이 모락모락 피어나고 있다.

[인터뷰] 날마다 새로워지기를 소망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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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사년을 맞이하면 소리축제에 근무한지 5년차에 접어든다. 매년 전주세계소리축제를 최고의 해로 만들어 보겠노라 다짐하며 노력해오던 날들이었다. 힘든 일들도, 극복해야 할 과제들도 많았다. 그렇게 치러낸 축제가 올해로 네 번째, 내우외환으로 어려움도 많았고 스텝들과 함께 이루어 낸 성취에 가슴이 벅차기도 했다. 그 동안 소리축제는 성장통을 겪으며 조금씩 발전해왔다. 축제에 몸담고 있는 나로서는 그 자체만으로도, 존재해야 하는 이유이자 큰 의미였다.

앞만 보고 달려온 올 한해, 업무적으로도 성과가 많았다. 가장 큰 부분은 지난해에 비해 협찬처가 1.5배 늘어났다는 것이다. 그만큼 재정적인 외연도 조금 더 넓힐 수 있었다. 이는 소리축제라는 브랜드 가치가 점점 높아지고 있다는 의미이기도 하지만 소리축제를 믿고 응원해 주시는 분들이 많아지고 있음을 나타내기도 해 그 분들에게 진심으로 감사한 마음을 전하고 싶다.

내 나이 마흔다섯에 ‘술상무’라는 직함도 얻었지만 오로지 한 길 소리축제의 일신우일신(日新又日新), 즉 날로 새로워지는 소리축제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자 한다. 그러기 위해서 가깝게는 아침저녁으로 열심히 자전거를 타며 체력단련을 할 생각이다. 신체가 건강해야 생각도 건강해지고 더욱더 일에 매진할 수 있기 때문이다. 더불어 전주세계소리축제의 협찬금도 함께 끌어올리겠다는 야심찬 계획! 이렇게 또 다시 새해를 맞이하고 있다. 2013년 전주세계소리축제를 최고의 해로 만들기 위해 나는 오늘도 페달을 밟는다.

[인터뷰] Can`t fight the Sori 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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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소리축제 방문객은 대략 22만 여명이었다. 22만 여명, 축제를 꾸려가는 일꾼의 한 사람으로서 보면, 문득 무시무시하다는 자각마저 든다.

올 한해, 좁게는 이 분들을 위해 일을 했고, 넓게는 전라북도, 대한민국, 세계를 상대로 일을 했다. 아, 새삼 소름이 오소소 끼친다. 그러니 모자란 것들이 자꾸만 마음을 바쁘게 하고, 해 놓은 것들도 부족하고 부족하여 머리를 숙이게 만든다. 소리축제에서의 1년은 부족한 것을 메우려 동동거리는 와중에, 사계절이 그만 광속으로 흘렀다. 저 22만 여명이 모두 만족했을 리는 만무하다. 요즘 관객들은 관람 수준도 높고, 서비스에 대한 기대치나 눈높이도 높다. 그리고 소리축제는 22만 여명에도 여전히 배가 고프다. 요컨대 욕심을 내야 한다. 

2012년 SNS와 홈페이지, 뉴스레터 등 온라인 홍보를 강화했고, 홈페이지와 인쇄홍보물도 영문에 이어 중문, 일문으로 확대했다. 옥외홍보물은 디자인이나 색채에서 아이덴티티를 갖추려 노력했고, 지역문화 인프라와의 공동 마케팅이나 프로모션도 이제 막 깃발을 올렸다. 결과적으로 티켓 파워나 흥행 면에서도 나름대로 좋은 성과를 올렸다. 2013년, 잘 했다고 판단하는 일은 더더욱 잘 해야 하고, 상대적으로 잘 챙기지 못했던 해외홍보나 언론홍보 쪽에 더 많은 여력을 쏟고 싶다.

언젠가 일간지 기자가 "소리축제는 내게 ○○이다" 라는 질문을 한적이 있다. 나는 그때 그렇게 대답했다. '둘째 아이'. 산통을 겪고 다시는 아이를 낳지 않겠다고 다짐한들, 내년엔 절대 안 하겠다고 다짐한들, Can`t fight the Sori Love인 것을. 소리축제를 사랑하게 된 것은, 축복이고도 큰 짐이다. 2013년엔 그 사랑이라는 저울이 짐보다는 축복 쪽으로 더 많이 기울길 진심으로 바란다.

[인터뷰] 소리풍년을 향해 Cheer U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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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제에서 일한지 어느덧 4년, 마치 농사짓는 농부처럼 가을을 중심으로 일 년을 보낸다. 봄에는 일 년 농사를 준비하듯 정비작업과 함께 뛸 일손들을 모으고, 여름에는 밤잠 설치며 종종 걸음으로 축제에 온 정성을 기울인다. 드디어 추수를 맞이하는 가을. 완성된 열매를 보며 보람을 느끼기도 하고 아쉬움에 마음을 쓸어내리기도 한다. 겨울에는 지나온 일 년 을 뒤돌아보며 내년 농사를 계획한다. 또한 스스로에 대한 격려와 반성을 빠뜨리지 않기 위해 경험들을 기록한다. 올 한해, 또 한 번의 축제가 그렇게 치러졌다.

2012년 전주세계소리축제 프로그램의 화두는 ‘판소리’와 ‘소통’이었다고 생각한다. 그것을 중심으로 ‘전통음악의 원형을 어떻게 선보일까?’, ‘즐겁고, 흥겨운 우리 음악을 어떻게 전달할까?’ 라는 질문과 함께 그렇게 할 수 있다는 믿음으로 ‘판소리 다섯 바탕’, ‘광대의 노래’, ‘젊은 판소리 다섯바탕’, ‘고음반 감상음악회’ 등의 프로그램이 익어갔다. 축제의 매력 포인트가 된 ‘마스터 클래스’와 ‘워크숍’ 그리고 국내외 아티스트들의 음악적 교류도 활성화되어 관객들에게 높은 호응을 받았다. 소리축제를 알게 되고 이를 통해 우리 소리에 관심을 갖게 된 수많은 관객들. 내가 축제농부로 일할 수 있는 긍지이다.

다시, 2013년을 바라보며 머리를 맞대고 궁리를 한다. “내년엔 더 잘 하자!” 라는 것 외에 무슨 말이 더 필요할까? 내년 농사는 과실의 질에 조금 더 집중하려고 한다. 프로그램의 수준을 높이고, 해외교류 프로그램도 적극적으로 추진할 계획이다. 해외 아티스트들 역시 단순한 초청공연 형태가 아니라 국내의 실력파 아티스트들과 만날 수 있도록 유도할 것이다. 소리 풍년을 준비하는 농부의 마음은 벌써부터 봄을 재촉하고 있다.